도니&지디소식

'무한도전' 9주년, 함께 늙어가니 올해도 참 좋다 (무도소식)

옥수수다 2014. 4. 23. 09:31

 

*무한도전이 올해 9주년이 되는데..올해는 9주년특집은 안하고 10주년 특집에 주력한다는 기사들이

나오네요. 그 중 하나입니다.  

 

'무한도전' 9주년, 함께 늙어가니 올해도 참 좋다

 

2005년 4월 23일, MBC '무한도전'이 첫 시작을 알렸다. 소와 힘겨루기를 하고 지하철과 달리기를 하던 '무모한 도전'은 10월, '무리한 도전'과 '퀴즈의 달인'으로 포맷을 바꿨다. 그리고 2006년 5월 6일 '무한도전'이라는 타이틀로 본격적인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해 방송하기 시작했다.

이미 너무나 많은 기사와 칼럼에서 '무한도전'의 저력와 특징을 기술했지만, 또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예능에 접목시켰고, 제작진이 직접 관여하는 궁서체 자막은 획기적이기까지 했다. 정해진 포맷이 없다는 포맷 역시 기존 예능의 틀을 깨어버린 것이었다.

 

매 회가 특집이 되고, 실제 정형돈과 하하의 어색한 사이가 폭로되는 모습, 입냄새 날 것 같은 연예인 앙케이트 1위였던 노홍철이 결벽증에 가까운 집을 공개한 반전의 장면,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의 연애사와 결혼 과정이 공공연히 드러난 것 역시 '무한도전'이 가진 독특한 콘셉트였다.

토요일 오후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률 30%를 돌파한 것도 이례적. 2008년 방송된 이산 특집과 게릴라 콘서트 특집은 시청률 30%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놀라운 점은 방송 9년째가 된 현재까지도 10%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젊은 시청층이 컴퓨터 온에어, DMB 등을 통해 '무한도전'을 시청하고 있음을 미뤄봤을 때 여전히 탄탄한 마니아층을 지니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포맷이기 때문일까. 해외의 러브콜도 잇따랐다. 미국으로부터 정식 수출 제안을 받은 것은 물론 2008년 상반기에는 스웨덴 수출도 논의됐다. 2013년에는 영국 지상파채널 채널4 '지상 최대의 쇼' 진행자 데이지 도노반이 출연해 '무한도전'을 취재했다.

슬랩스틱과 콩트, 장기 프로젝트와 추격전, 가요제와 드라마, 뮤지컬까지 오가는 '무한도전'의 변화무쌍한 모습은 9년간 예능 프로그램 원톱을 고수하게 만들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3월 프로그램 몰입도 조사에서도 다시 1위를 탈환했다. 9년째 이어지는 장수 프로그램이 여전히 저력과 힘을 지니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양한 '무한도전'의 장점이 있지만,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건 9년간 시청자와 끊임없이 이어온 소통의 힘이다. '코리안 돌+아이특집' '연말정산 특집' '서울구경 특집'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무한도전 응원단' '그래 우리 함께 특집'까지. '무한도전'은 시청자의 출연과 참여를 유도하며 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 멤버들은 결혼과 득남 득녀 소식을 '무한도전'을 통해 가장 먼저 알렸다. 정준하는 2012년 MBC 노조 총파업 당시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무한도전 파업특별편 무한 늬우스'에서 아내의 임신 소식을 전했다. 하하 역시 '무한도전'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별과 결혼 사실을 정식으로 공개했다.

자연히 시청자도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늙어가게 되고, 프로그램과 시청자 사이에는 놀라울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학창시절 '쭈구리'였던 박명수가 '백 도로 줘요'라 외치던 여자친구와 결혼을 한 뒤, 에어로빅과 병행하던 육아에 힘들어하다가, 지금은 딸의 영어이름인 루시아를 외치는 모습을 시청자들은 1주일에 한 번씩, 9년간 지켜본 것이다. 9년에 걸쳐 완성된 친근함, 멤버들이 함께 뭉쳐 있을 때 시너지는 '무한도전'의 브랜드 가치와 직결된다.

그 와중에 '무한도전'의 트렌디함은 사라지지 않으니 더욱 반갑고 고맙다. 9년 장수 프로그램이지만 좀처럼 안주하지 않는다. 2014년만 해도 브라질 월드컵 응원단,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등 프로그램 명에 맞는 다양한 도전으로 또 한번 전진 준비를 마쳤다. 추격전을 왜 하지 않냐는 어리석은 질문 따위는 필요없다. 또 다른 도전을 하기에도 '무한도전'은 쉴 틈이 없다.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떠들썩하게 9주년을 축하할 순 없지만, 우린 그들이 또 우직하게 10주년을 향해 나아갈 것을 알고 있다. 9년동안 매주 그들에게 박수가 쏟아진 까닭이다.

 

정지원 jeewonjeong@ [뉴스엔 정지원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