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지디소식

'연애전당포‘ 정형돈, 어른아이의 진지한 변신 성공하나?

옥수수다 2014. 7. 5. 18:12

 

최재욱 대중문화평론가의 기사가 인상적이네요. 아직 모든 걸 다 보여주지 않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도니에 대한 호평의 글이 있어 읽어 보세요. 저도 늘 도니는 더 많은 걸 할 수 잇는 사람이다라고 늘 생각하고 있기에 이 분의 글에 공감가네요.

 

'연애전당포‘ 정형돈, 어른아이의 진지한 변신 성공하나?

 

귀여운 악동에서 연애 카운슬러로 변신… 김경란과의 케미스트리에 불을 붙여라!

최재욱 대중문화평론가  |  fatdeer69@gmail.com

과거 1980년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길 거리 사람들 모두 화나 있는 거 같다는 말을 했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얼굴에 표정이 없고 삶에 지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군부독재시대 암울했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월이 40년 가까이 지나 요즘 길거리를 걷다 주위 사람들 얼굴을 살펴봐도 나아진 건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너무 바쁘고 힘들고 지친 표정이다. 뭔가 고민을 하고 있고 시름에 젖은 모습이다. 끊임없는 경쟁과 더 어려워지는 경제사정, 더욱 삭막해지는 사회 분위기 등으로 미소를 짓고 다닐 사람은 별로 없다. 너무 많은 책임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살벌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사람들은 주로 TV를 본다. 그럴 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 하나 있다. 요즘 사회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어른아이’의 대표아이콘인 방송인 정형돈이다. 체면이나 책임감 같은 단어는 오래 전에 쓰레기통에 갖다버린 정형돈이 머리에서 생각나는 대로, 감정이 느낀 대로 아무 제어 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 '연애전당포' 메인MC 정형돈

‘어른’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감히 할 수 없는 말을 쏟아내고 일을 저지르는 소위 말하는 ‘진상’ 질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처음에는 거부감을 갖고 도끼눈으로 지켜보던 이들도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고 천진난만한 그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순수함보다는 심술이 볼에 덕지덕지 붙어 있고 배려보다는 잔머리가 뛰어난 그는 어린 시절 동네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심술쟁이 골목대장의 느낌이다. 처음에는 눈살을 찌푸리지만 자주 보면 귀엽다 못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진상’ ‘땡깡’의 아이콘으로 인기를 모은 정형돈이 케이블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 눈길을 끌고 있다. 케이블 오락채널 E채널 이별전문 토크쇼 ‘연애전당포’에서 연애카운슬러로 변신해 평소와 다른 진지한 면모를 선보인다.

   
▲ E채널 이별 전문 토크쇼 ‘연애전당포’

‘연애전당포’는 실제 전당포에 헤어진 연인과 얽힌 물건을 맡기는 일반인 사연자의 이별담을 함께 공감하고 이야기하는 이별 전문 토크쇼다. 정형돈과 함께 전문방송인 김경란이 진행을 맡고 광희, 제아, 김그림, 윤한, 닥터엘이 고정 패널로 출연한다. 다른 채널의 연애 전문 프로그램들이 만남의 설렘, 연애의 진통을 주로 다룬다면 이 프로그램은 이별 후에 감정을 청산하는 과정에 중점을 둔다. 여기에 출연자들의 경험담이 더해져 흥미를 돋우고 있다.

2회까지 본 느낌은 새롭다는 것이다. 경쟁 프로그램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썸’ 타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분위기가 어두울 걸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밝다. 19금 코드도 별로 없어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별을 청승스럽게 받아들이지 않고 밝고 긍정적으로 묘사하면서 다음에 다가올 사랑에 대비한 교훈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즐겁게 묘사된다.

기존의 모습을 탈피한 정형돈의 변신은 유쾌하고 매력적이다. 트레이드 마크인 ‘형돈이와 대준이’ 활동 당시의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어른아이’의 모습이 아닌 와이셔츠를 입고 뿔테 안경을 쓴 점잖은 외모 변화가 먼저 눈길을 끈다. 또한 남을 배려하지 않는 내지르기만 하던 기존의 모습을 지우고 패널들의 말을 경청하고 더 센 토크를 이끌어내는 진행자로서의 면모도 제대로 선보인다. 그러나 정형돈은 어쩔 수 없는 정형돈.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악동 같은 본성이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럴 때마다 프로그램 방향을 잡아주는 건 김경란의 몫. 토크가 산으로 갈 것 같으면 잘 정리하면서 흐름을 이끌어간다. 그러면서도 솔직한 자기 경험담도 털어놓으며 분위기를 띄우는 프로 진행자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2회에 개인 사정상 출연하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아직은 서로가 낯설은 정형돈과 김경란의 케미스트리가 불이 붙어야 프로그램이 생명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정형돈이 MBC 에브리원의 ‘주간아이돌’에서 보여주는 심술궂은 면모가 더해지면 프로그램이 좀더 활기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패널들의 조합은 평균 이상이다. 광희와 제아, 김그림, 윤한, 닥터엘 모두 나름 제몫을 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이 ‘마녀사냥’의 인기를 견인한 성시경-허지웅의 케미스트리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형돈은 아직 방송가에서 완벽히 소비되지 않은 아이템이다. 다양한 매력을 더욱 발견할 수 있는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어른아이’의 아이스러운 부분은 이제까지 충분히 보여줬으니 아이 같은 ‘어른’스러운 부분을 좀더 발굴하면 더욱 생명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연애 전당포’가 그 시작점인 듯하다.

정형돈의 변신이 인상적인 ‘연애전당포’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영업을 계속해 점포수가 늘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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