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깨비방

부은이가 주문진에서 도발하다.

옥수수다 2017. 9. 30. 11:17


주문진에 간 부은은 오늘도 신나게 먹고 마시고 먹고 마시고를 하면서 몸매를 유지했다. 너무 먹다 보니 차비까지 탈탈 털은 것이다. 집에는 가야겠기에 곰곰히 생각하다 묘한 수가 떠올랐다.

주문진 파도가 넘실거리며 찰랑이는 것이 마음도 일렁이게한다.


차분한 마음으로 부은이는 때를 기다렸다.


만만의 준비를 갖추고 자리 설정에 들어갔다.


붉은 목도리 하나만 둘렀을 뿐인데 비주얼이 괜찮다....콩깍지라 그래요.



설정에 들어간 부은이가 걱정되 친구들이 제차 물었다. 우리 집에 갈수 있는거지...


나만 믿어 이곳이 소원을 들어주는 곳이니깐 우리는 집에 갈 수 있을꺼야


그렇게 친구들을 안심시키고 저기 멀리 가 있으란다. 혼자 원샷 받아야 한다고.


걱정을 물고 뒤로 물러서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은이도 자리를 잡았다.


나 하는 거 잘봐~


스스로에게 레드 액션까지하며 주문을 걸었다. 집에 가려면 창피 쪽팔림 따위 고이접에 주머니에 처 박아 넣은 채로 부은이는 주문을 걸기 시작했다.


감정 몰입으로~입술을 실룩이며



설마~



비꽈지 오는 건과아/? 하며 주문을 외운기전 더 처랑함을 보태는 중이다.


그 보탬이 너무 과해 실룩이던 입술 한쪽 꼬리가 하늘로 치솟을 지경이다.


보다 못한 친구들이 항의를 했다. 입은 왜 그렇게 하는거야~



너무 몰입해서~



좀더 처량하게 주문을 걸면 더 빨리 들어줄까봐~



자기 감정이입에 흠족한 부은이는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더 의아해 했다.


내가 슬퍼 질때면 입꼬리가 올라가는 버릇이 있어서...




슬픔을 듬뿍 담아야 빨리 오지 않을까 해서~


나만의 루틴이야~


나만의 루틴인데 니들 모르는 거 아니지~ㅋㅋㅋ


부은이가 루틴이라는 말에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일단 빨리 집에 가고 싶어서다.


계속해서 입꼬리를 치켜들며 주문을 외웠다. 빨리와서 나 좀 집에 보내됴~


그 순간 너냐~조용히 다가와서 따지듯이 물었다. 어머! 깜쫙이야! 하며 놀라는 새가슴 부은이



저 한테 말 거신 거예요?



어찌나 앙칼지게 말하는지 다가가면 말로 베일 것 같았다.


너냐고..하며 제차 물었다. 상대의 말이 입력이 되지 않아 제차 물었다. 아저씬 누구세요!?


누구긴 누구예요. 강릉 방파제에서 부른 거 아니에요. 강릉에서 속초!  이렇게 말했는데도 못 알아 듣고 또 묻는다. 아저씬 누구신데요!?


대리기사 아냐~그 순간 생각 났다는 듯 오셨구아~


아저씨는 그 순간 궁금한게 있었다. 상추는 왜 뜯어 오라고 한 거예요?!

 


부은이는 잠시 생각하다 솔직히 말했다.



제가 속이 안 좋아서요.




먹고 마시고 먹고 마시고를 했으니 속이 안 좋은 거는 당연지사다.


부은이는 자기에게 뭐라하는 아저씨가 쬐끔 맘에 안들었지만 그래도 어쩌라 집에 가야 하닌 참을 수 밖에



왜 이렇게 늦어요. 하며 앙탈을 부렸다.


차는 어딨어요. 하고 묻는 순간 부은이는 또 생각난것이다.



안 거져 왔는데요.



부은이의 말에 항당함을 부대자루로 뒤집어 쓴 듯한 얼굴을 하는 대리기사님 보며 어쩌지 하며서 대답은 꼬박꼬박했다.


어떻게 가자고요. 같이 손잡고


네에~


속초까지~



네에~하며 말은 잘한다. 순간 울컥한 대리기사님



들고 잇던 상추를 냅다 들고 쳤다. 그러면서 맘 속에 눌러 둔 말이 어 나왔다.


미친여자 아니야~



기사님의 외마디는 부은에게 상처 일수 있지만



대리기사님은 황당함과 자기도 불러야 할 판이라 부글거렸다.



이런 손님이 나에게 걸릴 줄이야. 좋아라 하고 여기 오는 게 아니였어 하며 후회해 보지만 이미 늦었다.



그래서 진심이 튀어 나온 것이다. 이런 미친녀자 같은니라고...그순 아저씨의 말에 부응하듯이 갑자기 부은이가 날뛴다.



에헤헤헤헤헤헤헤에헤헤헤헤헤


드뎌 집에 갈 수 잇다는 생각만으로도 몸이 날아 갈 둣 날뛰었다.


그런 부은이를 지켜보는 대리기사님은 미치기 일보직전이다. 여기서 한시라도 빨리 빠져 나갈 궁리를 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부은이는 그저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기분이 좋은 어느날이었다. 집에 잘 갔겠지 이쁘니깐 대리기사님이 데려다 줫을꺼야 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