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했고짤방

세운이의 살고자 하는 본능

옥수수다 2018. 6. 22. 14:04


세운이는 자꾸 종이인형이 펄럭거린다는 말이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가끔 본방사수하며 자기 모습을 볼 때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자꾸 느낀다. 그래서 살고 싶었다. 아니 도니의 손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10대인 우리들 이야기를 볼 시간이 되었다. 도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운은 그들을 향해 말했다.


도니와 함께 한지 6회만의 반항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종잇장이 되고 싶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세운은 모니터를 보기전에 준비한 게 있다고 말한다.


세운은 파우치 필통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보이니- 세운이가 준비한 물건을 본 도니는 -부부젤라 아니니-하며 묻는다.


소혜는 부부젤라를 준비한 마음을 왠지 알 것 같았다.


도니는 -이번주 친구들을 만나볼까?- 하며 힘차게 부부젤라를 불었다. 어라~

 

코끼리 코가 되었다. 뿌우~~하며 하늘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아래로 꺽어졌다. 아무래도 불량 같아


도니는 옆 친구와 바뀌자고 때쓰기도 하지만 너무나 완강히 싫다고 하는 친구를 보니  더 이상 바꾸자고 하지 못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불어봐도 역시나 였다. 그렇게 그들은 10대들의 이야기에 빠져 들 때쯤.


중학교 동창의 알콩달콩한 말 강단에서 춤추고 있는 남친인 너만 보고잇었다는 말에 도니는 자기도 모르게 세운에게 손을 벋을려다 멈짖했다. 위험을 느낀 세운은


빛보다도 빠르게 도니 손에 부부젤라를 쥐어준다. -이거 불어-


남친의 이상형 내 여자친구는 일단 키가 나보다 작아야 한다는 말에 바로 여친은 나잖아로 받아친다. 그 광경을 보며 도니는 뭐야 하며 부부젤라를 자처해서 불어댄다. 부럽다는 소리로 들린다.


도니는 그 둘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갔다.


그 켜진 마음만큼 자꾸만 부부젤라를 불자


세운은 왠지 뿌듯했다. 만약 저 부부젤라를 손에 쥐어주지 않았다면 고스란히 자기 몫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여전히 첫번째 친구의 알콩달콩에 안타까워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켰다.


두번째 친구를 보면서 자기들 보다 누나라였다. 연상의 로망~ㅋㅋㅋ징검다리같은 곳을 건너며 여친이 빠지면 어떻게 하니깐 남친은 안빠져 하며 여친을 리드한다. 이때 남자다웠다. 그 순간 도니는 너에게 빠지면 어떡해 하며 자기가 말하고 흡족한 포즈를 보여준다.


그때 세운은 부부젤라를 불었다. 그런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하니깐


도니는 바로 세운을 맞쳐준다. 그러다 다시 모니터를 보다.


간질간질한 모습에 도니는 몸을 못가눈다. 약간 의식했는지 세운에게 손을 뻗는 것 보다 혼자 이리 귀여움을 보여준 날.ㅋㅋㅋㅋ


그런 도니가 신기한 세운이다. 어떻게 저런 표정을 하지 하는 얼굴이다.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누나잖아~하며 설레임에 간질거림을 진정시키며 아직까지 세운은 쥐고 흔들리는 종이인형이 되지 않았다. 살고자 하는 본능이 먹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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