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합니다

그냥 정대리의 멋진 날

옥수수다 2015. 1. 26. 19:15

 

[짤로 만든그냥 픽션..걍 가볍게 읽으면 됩니다. 지난주 액션을 선보인 도니가 멋있어서 그냥 써봤습니다.]

 

그냥 정대리의 멋진 날...1

내가 바로 정대리다. 나를 누구의 정대리라고 부르지 못 할정도로 나의 이름만 되면 [아! 정대리님...]정대리님이라고 말하는 늬앙스가 뭐야 제..가 아니라 아..그분 진짜 좋죠.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난 항상 그들보다 위에 있어야했다. 그래서 요즘은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하는 액션을 배우고 있었다. 누구를 위한게 아닌 내 체력을위해 살아있는 남자를 느끼고 싶어 배우고 있었을 뿐인데 이 기술을 써 먹을 날이 오다니..

 

동료들 중에도 내가 유일하게 단증을 가지고 있어 늘 위기에 닥치면 내가 나서야 했는데 요즘은 남자라는 느낌이 나지않아 액션스쿨에 퇴근 후 찾아 배우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도 내가 유단자다 보니 시범은 늘 먼저이다.

 

오늘은 상대의 움직임에 들어오는 팔을 차단해 공격하는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한살 더 먹어서 그런가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데 몸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유독 헷갈리는 날이었다.

 

왼손으로 들어오면 상대의 왼손을 쳐야하는 데 피하려 하니 같이 배우는 사람들이 웃고 날리다. 쪽팔린다.

 

싶지어 관장은 나의 팔을 잡고 시범을 보여주니 더 쪽팔렸다.

 

그새서 이렇게도 공격하고 저렇게도 공격하면서 나의 것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열심히 앙칼지게 하고 있는데

 

영화에서 처럼 길을 가다 시비가 붙어 상대가 치고 들어 올 줄 알고 무방비로 다가가다 상대가 아무런 언지도 없이 훅 들어오는 순간 깜딱 놀랐다. [아..간이 쪼그라들 뻔했네...]

 

액션이라는 것이 상대가 시비를 걸고 하는 거 아니냐고 관장에게 말하니깐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단다..하긴 일상에도 사람들은 씅질나면 지 멋대로 휘둘고 그러니 시비가 어디있는가 늘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장땡인 세상..잊고 있었다.

 

그래서 동선을 머리에 그리고 몸에 맡겼지만 [젠장..한살 더 먹은 티를 낸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몸둥아리가 싫었지만 그래도 한방은 지대로 날렸다.

 

내 머리속에 강한 액션의 남자를 필림에 담으며 허우적 거렸다. 그렇게 그날도 난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메뚜기부장님을 닮은 친구녀석의 어설픈 액션에 웃는 날도 있다.

 

스스로 주제를 만들고 나온 메뚜기녀석 자기는 퇴근을 원한다고 하더니 상대의 힘에 아파하는 모습에 웃게 되는 날도 있어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오늘은 액션중에 액션 올드보이의 한 장면을 배우기도 했다. 망치를 들고 15년간 감금되어 있던 곳을 찾아가 그들을 무참히 부수고 오는 장면이다.

 

비록 실제 상황은 아니지만 내가 남자가 된 느낌이 물씬나는 그런 날이기도 하다. 동선에 따라 상대를 제압하며 쓰러트린다는 통쾌함이 그렇게 짜릿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신세계의 엘리베이터씬도 그 작은 공간에서 살기위한 처철한 몸부림이 내가 살아있는 느낌을 주던 그런 날이었다.

 

비록 칼이 아닌 당근과 뽕망치라해도 상대를 치는 느낌은 손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연습이지만 하고 나니 남자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 진짜 스트레스 풀리는 그런날이었다.

아까는 메뚜기 닮은 부장이 웃음을 줬다면 이번에는 준하차창을 닮은 어리버리녀석 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난 그냥 준하차창이 오늘 회사에서 어찌나 스트레스를 주던지 그래서 준하차창을  닮은 녀석을 골탕 먹이자하고 같이 액션스쿨하는 엉아들에게 살짝 얘기만했다. 녀석의 옷을 벗끼라고...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그림이 나와 화면으로 보는 내내 한편의 코미디액션영화을 보는 것 같아 같이 보는 감독 그리고 관장 동료들까지 배꼽이 가출 할 정도록 웃었다.

 

웃음이 멈추지 않아 다리에 힘이 풀려 아예 드러누워 웃을 정도로 동료의 모습에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 좋은 그런 날

 

그래서 힘겹게 나오는 어리버리엉아를 보며 웃다가 목이 쉬었다고 하며 코미디액션영화를 본 것 같다며 형 대단하다고 칭찬하고 있던 그순간 긴급전화가 걸려왔다. 난 이 전화를 받지 말았어야 했다.

'예 부장님...'

'어디냐..'

'예..집인데요.'

액션스쿨이라고 말하지 않고 난 그짓말을 했다. 그게 회사 생활의 기본이기 때문에 그리 말했더니 날리났단다. 젠장..감이 안 좋더니..그럴때는 씹는 게 상책인데...

'그래..큰일났다.'

'무슨...???'

'정차창이 술 먹다 어린놈들에게 당했다.'

'아....지금 가겠습니다.'

난 주저 할 수 없었다 부장님이 부른다는 것은 유단자인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그 말을 듣고 안된다고 한다면 앞으로 회사 생활이 심히 괴로울테니 결국 정차창을 욕하며 달리고 있었다.

'시발..집구석에 좀 일찍 가지...퇴근해도 퇴근이 아닌 이놈의 직딩생활.....'